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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락: 혼자 사는 여자의 불안과 공포를 현실감 있게 그려낸 영화

by 미주박 2022.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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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어락> 포스터
[출처: 다음 영화]


한 여자가 전기가 나간 어두운 집안으로 들어간다. 으스스해 보이는 집안을 둘러보던 여자는 닫힌 옷장을 살피고, 그 순간 누군가 그녀를 덮친다. 영화 <도어락>은 혼자 사는 여자라면 공감할 만한 현실감 있는 공포를 아주 긴장감 있게 표현하고 있다.

 

 

혼자 사는 여자의 집에 드나드는 범인

멍한 상태에서 깨어난 경민(배우 공효진)은 서둘러 출근 준비를 하다가 도어락 덮개가 열린 것을 발견한다. 그녀는 뭔가 찜찜하지만 비밀번호를 바꾸고 바로 출근한다. 그날 밤, 경민은 도어락이 덜커덕거리는 소리에 불안감을 느끼고 경찰을 부른다. 하지만 경찰은 그녀의 잦은 신고에 짜증을 낼 뿐이다.

 

다음 날, 경민은 고객으로 온 기정(배우 조복래)에게 적금 가입을 적극 권하고, 이를 오해한 기정은 은행에서 소동을 부리다 쫓겨난다. 그런데 야근 후 집에 가는 경민의 앞에 기정이 나타나 끌고 가려 한다. 그때 은행의 인기남, 김성호 과장(배우 이천희)이 나타나 경민을 도와준다. 집에 도착한 그녀가 원룸에 들어서자 전기가 나가 있다. 컴컴한 어둠 속에서 당황하던 찰나, 헤어졌던 김성호 과장이 그녀를 찾아온다. 경민은 굳이 도와주겠다고 원룸으로 들어온 그를 의심하고, 밖으로 나가 경찰에 신고한다. 그러나 경찰과 함께 돌아왔을 때, 김성호 과장은 이미 죽어 있었다.

 

경민은 우연히 자신의 집에서 도어락 열쇠를 찾게 되고, 위층 열쇠임을 확인한다. 그녀는 회사 동료 효주(배우 김예원)와 함께 범인을 추적한다. 그렇게 어느 외딴집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한 여자가 신체를 훼손당하고 죽는 것을 목격한다. 경민은 가까스로 범인을 피할 수 있었고, 경찰은 기정을 용의자로 체포한다.

 

얼마 후, 이사한 경민에게 사건 장소에서 잃어버린 핸드폰이 배달되어 온다. 그때, 걸려 온 영상통화 속에 범인이 효주의 집에 있는 것이 보인다. 그녀는 서둘러 효주의 집으로 뛰어간다. 그러나 그 앞에는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 기정이 있었다. 위기의 순간, 경민은 기정을 미행하던 경찰의 도움으로 위험을 벗어난다. 이 형사(배우 김성오)는 그녀에게 작은 CCTV를 주고, 경민은 새로 이사한 집에 그것을 설치한다. 그리고 형사로부터 기정이 살해당했다는 연락을 받고 CCTV를 확인한다. 그러자 그곳에서 범인이 자신의 집, 침대 아래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공포감에 무기력해진 주인공

열려있는 도어락, 덜커덕 거리는 문소리에 공포가 배가된 경민은 주변의 모든 사람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게다가 스토커마저 위협적으로 접근해 오니 김성호 과장의 호의도 의심할 수밖에 없다. 그녀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공포로 시종일관 무기력해 보인다.

 

이에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범죄가 일어난 같은 오피스텔인데도) 잦은 신고로 경찰로부터 핀잔을 들을 때, 동료가 범인에게 잡혀있을 때, 범죄현장인지도 모를 외딴집에 혼자 들어갈 때 등이다. 범죄현장이 된 집에서 그냥 살고 있는 장면에서는 헛웃음이 나올 뻔했다. 웬만한 강심장 아니고서야 그런 집에 다시 들어가 살 수 있을까.

 

영화의 소재 자체는 지극히 현실적인데, 소재를 풀어가는 주인공의 행동은 비현실적으로 상식 밖이다. 이렇듯 이해가지 않는 전개는 현실적 공포에 빠져있던 관객을 확 깨게 만든다. 여기서 더 아쉬운 점은, 주인공이 주변 사람들을 의심할 때 정말로 의심해야 할 범인을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뻔히 추측 가능한 사실도 주인공만 모르고 행동하니 그녀의 매력이 떨어져 보이는 건 당연하다.

 

낯선 이의 침입에 두려워 떨기 전에 주인공이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했다면 어떠했을까. 영화 속 주인공의 성격이 소심하고 적극적이진 않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안전 앞에서 좀 더 똘똘하게 굴지 못했던 점이 무척 아쉽다.

 

현실적이어서 더욱 무서운 영화

앞의 서술에도 불구하고, <도어락>은 혼자 사는 여자의 불안감을 아주 잘 그려낸 영화다. 빨래건조대에 걸린 남자 속옷, 현관에 놓인 남자 신발 등은 혼자 살고 있지 않다고 속이는 최소한의 방어장치이다.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는 주인공 경민에게는 더더욱 그러하다. 그녀가 겪는 불안감과 공포는 누군가는 겪어봤고, 누구나 겪을 수 있을 만하다. 그래서 더욱 현실감 있게 느껴지고 영화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하나씩 등장하는 범인 후보들은 낯선 이들이 아니다. 경찰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 속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여자는 범인이 바로 침대 아래 있다는 사실에 경악한다. 영화 중간중간에 남자의 실루엣이 나타나 잠든 경민을 어루만지고 함께 잠을 자는 장면을 봤음에도 경민이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의 숨 막히는 공포감은 크게 공감이 간다.

 

범죄 예방을 위해서 혼자 사는 여자라면 영화 <도어락>을 꼭 보기 바란다. 아니다. 범죄에는 남녀노소가 없기에 혼자 사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봤으면 한다.

다음 네티즌 평점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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